순간들, "스티브 맥커리"
스티브 맥커리 &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
진실의 순간 & 결정적 순간
스티브 맥커리 / 진실의 순간
1950년생 미국출신의 사진작가로
단순한 사진 작가라기 보단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포토 저널리스트'이다.
그는 세계 곳곳의 전쟁, 분쟁 지역을 뛰어다니며 그의 카메라에 순간을 담아낸다.
그가 단지 포탄이 터지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모습이라던가 무너진 건물들을 찍는 것은
아니다.
그의 사진의 특징은 사진 속의 인물상을 통해 전쟁의 슬픔과 폐해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여러 구도에서 담아낸 인물들은 울기도하고 웃기도하고 무표정하기도 하다.
전쟁을 모티브로 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절규와 비통한 감정을 드러내진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곧은 시선, 흔들림 없는 눈동자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관통하는 느낌을 갖게한다.
전쟁의 잔재들처럼 그을리고 때묻어 꾀죄죄한 인물들의 모습과 그에 대비되는
맑고 깊은 눈을 통해 그 안에서 보는 이들이 스스로 전쟁의 아픔을 느끼고 경각심을 갖게한다.
'푸른 눈의 아프간 소녀'
스티브 맥커리가 아프간 분쟁 지역에서 찍은 사진이다.
당시 이 소녀의 나이는 12세였다고 하는데, 고작 12세의 소녀의 눈빛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커다란 감정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사막에 핀 이국의 야생화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사진은 이미 수년 전에 스티브 맥커리를 유명하게 한 작품인데
그의 이름을 말하면 아마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작품은 누구든 한번쯤 본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세종 문화 회관에서 열린 '스티브 맥커리 개인 사진전- 진실의 순간'의 포스터에도 이 사진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 사진은 당시 내셔널지오그래픽 커버 사진으로 실렸었고
스티브 맥커리에게 로버트 카파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겼다.
그리고 그냥 든 생각인데, 그의 사진전을 '진실의 순간'이라 한 까닭은 이 사진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에게서 가장 진실된 감정을 볼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눈'
그는 전쟁의 풍경이 아닌 그 속에 클로즈업 된 인물을 찍으면서,
그 눈을 통해 전쟁이라는 현실, 참혹한 투영하려 한 것이 아닐까.
진실을 글이 아닌 사진으로, 그 속에 멈춰진 찰나의 시간, 그 짧은 순간에 담아내려 노력한
저널리스트이기에 '진실의 순간'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한 것이 아닌가 한다.
때로는 장왕하게 서술된 글보다 .
무언의 사진 한장이 더 많은 의미를 해석하게 하고, 더 깊이 와닿는다.
2002년 30세가 되었던 그 소녀의 모습니다.
스티브 맥커리는 18년의 세월이 흐른 뒤 자신의 최고의 피사체였던 그녀를 다시 찾았고
외모는 많이 변했지만 푸른눈을 통해 그녀를 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이것을 당시 티비에서 방영했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
세월이 흘러 더이상 12세 때의 모습처럼 크고 순수한 느낌의 눈동자는 아니지만
조금은 거칠고 닳아버린 느낌이지만 그래도 마음을 움직이는 그 분위기는 여전한 듯 하다.
때묻고 더러운 듯 보이지만 아름다운 색감 강렬한 사진.
정말 말이 필요없다.
그는 저널리스트라 하지만 사진의 예술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순간순간을 가장 아름답게 살리는 구도를 잘 알고 있다.
저 물빛, 꽃.
빛과 색의 오묘한 조화 .
그가 폐허, 울고 절규하는 사람들, 잿빛 그런 사진만 찍었다면 오히려 이런 감동, 이런 의미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정적이고 평온한 순간들, 평범하지만 다양한 사람들, 때론 아름답고 때론 아련한 순간들
그런 사진을 담았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의미를 갖게하였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스티브 맥커리
그는 진실로 사람을 존중할 줄 알고, 사랑하는 휴머니스트이다.
댓글
댓글 쓰기